플루시오스
통합적 텍스트와 결론성 그리고 기존 문학 본문
전개되는 하나의 이야기를 선택해서 본다는 한계를 가진다. 하나의 텍스트는 그것이 통합적으로 즉 일관되고 완결된 그리고 안정적인 것 으로 경험될 때 닫힌 것처럼 여겨진다. 이것이 하이퍼텍스트 문학에 있어서 결 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이퍼텍스트 문학은 외견상 무한히 아마도 무수히 계속 될 수 있다. 따라서 하이퍼텍스트 문학의 결말은 안정적인 결론성, 완결성 혹은 매듭에 대한 느낌과 유사한 무엇인가를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하는데142) 본문 중 에 삽입된 링크는 다른 이야기가 시작되는 새로운 경로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본문의 내용에 영향에 미치지 못하는 막다른 길로 이끈다. 그래서 하이퍼픽션이 라기 보다는 같은 이야기를 다른 시각으로 세 번 읽는 기존 문학에 흡사하며, 하이퍼텍스트 문학의 핵심으로 작용해야 할 링크는 각주의 수준에 불과함을 지 적할 수 있다. 이처럼 획기적인 창작 방식의 변화는 위험성을 갖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네트웍은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언제든지 여기에 작품을 올리면 작가로서의 역할 을 할 수 있다. 그러할 때 작가나 작품의 진정성이나 질적 수준에 있어서 신세 대가 중심인 네티즌의 감성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수용의 수준에도 문제가 생 길 가능성이 있다. 전통적인 인쇄 문학의 평면 공간에서 입체 공간으로의 이동은 독자에게 그 이 야기 내에서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유를 준다. 우리가 읽을 때마다 만들어 가는 이야기는 수없이 많은 잠재적 플롯(plot potentials) 중에서 선택한 하나의 독서로(reading path)에 불과하다. 이러한 자유로움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 에서 아래로, 첫 페이지에서 마지막 페이지로 작가가 이미 정해놓은 순서대로 142) 조지 P 랜도우, 이국현 외 옮김,『하이퍼텍스트 2.0』, 문학과학사 , 2001, p. 272. - 127 - 읽는 제한적인 인쇄책에서는 맛보지 못한 자유로움이다. 하지만 이러한 자유로 움은 이러한 작품을 처음 대하는 독자들이 맛보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하이퍼텍 스트의 장점으로 내세우는 것이 오히려 마디와 마디 사이의 미궁에서 헤매다가 결국 주저앉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143) 또한 가상공간에서의 작가와 독자의 소통은 두 문학적 주체 사이의 경계가 모 호해질 우려가 있으나 작가가 인터넷 상의 웹사이트에 열어놓은 길을 따라 여러 갈래로의 새로운 읽기가 가능한 독자는 전통적인 이야기 구조의 선험적 읽기보 다 강한 표현력을 보여줄 수 있다. 이 때 작가는 자신의 텍스트를 끝없이 고쳐 쓸 의무가 있다는 점에서는 기존의 작가와 다를 바 없지만, 자신의 텍스트를 인 터넷에 개방하고 실시간으로서 제시되는 독자들의 반응에 보다 밀접하며 창작의 다양함에 주목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 다양한 읽기와 서술방식은 선험적인 단 순한 독서에서 벗어나 비순차적이고 비선형적인 하이퍼텍스트 문학 안에서 독자 이자 작가가 되는 새로운 문학체험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문학에 대한 기존 의 인식에 대한 확대로도 그 의미가 깊다. (2)하이퍼텍스트 문학의 활용과 표절 1 문학교육텍스트화의 가능성 ‘문학의 위기'는 문학시장에서 순수문학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출판계 상 143) 한상수,「책의 미래와 하이퍼텍스트 문학」,『현대영어영문학 』47권 3호, 한국 현대 영어 영문학회, 2003, p.11. - 128 - 황에서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의 무관심 또는 외면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원과 분야에서 충분히 확인 할 수 있는 현상이다. ‘문학’ 과목의 교육 목표는,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문학에 관한 체계적인 지식 을 바탕으로 언어활동의 정화(精華)인 문학 작품을 감상하게 함으로써 미적 감 수성과 문학적 상상력을 계발하고, 나아가 인간과 세계에 대한 총체적 체험을 갖게 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널리 알려져 있는 것처럼, 학생들은 문학 작 품 속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통해 새로운 가치관을 형성하고 바람직한 인간성을 확립하는 데 도움을 얻는다. 바꿔 말하여, 학생들은 창조적 체험을 통해 자기 나름의 문학적 상상력과 미적 분별력(또는 감수성)을 기르는 한편, 이를 바탕으 로 급변하는 시대, 복잡 다양한 사회 현실 속에서 정신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유 지할 수 있는 덕목을 체득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문학교육은 학생들이 능동 적으로 참여할 때 비로소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144) 곧 문학교육은 독자 즉 학생의 주관적인 반응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독자 의 직접 체험을 통해 주도적으로 이루어질 때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공공연히 사용되는 있으나 고도의 지식과 정보가 중시되고 기술 집약적인 산업과 실용적인 풍토가 중요시될수록 인간의 정체성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인문학적 사유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히 요구된 다. 인문학적 사유가 주로 존재에 대한 깊은 성찰과 예술적 표현 욕구를 통해 인격적 주제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고 볼 때, 문학 작품의 수용과 창작 활동이 야말로 그 사유와 밀접한 관계를 갖으며 이러한 수용과 창작을 위한 문학교육은 이루어져야 한다. 144) 정덕준,「고교에서의 문학교육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2002, p.23. - 129 -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는 언어를 이해하고 문학적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문학수업에 효과적이기 때문에 그 수업 방식에 있어서 도 교사는 학생들이 수업 현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문학교육의 바람직한 하나의 방법이라 할 수 있는 글쓰기 교육 또한 다양한 매 체를 활용하는 다매체적 글쓰기를 시도해야 할 것이다. 수필이며 서간문·논설문 쓰기 같은 틀에 박힌 형식적인 글쓰기 방식이 아니라, 창작교육 입장에서 장르 를 바꾸어 다시 쓰게 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영상시대·디지털 시대의 문학교육은 문학 교육의 범위를 문화 교육으로 확대 시키는 다매체적·문화론적 시각에서의 교육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여 문학교육 역시 문학 작품의 수용과 창작은 새로 운 시도를 염두에 둔 교육이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더욱이 우리의 자라나는 세대들은 인터넷으로 지식을 얻고 오락을 하고 문화 를 향유하는 웹 생활 양식(web life style)에 젖은 세대이다. 이들의 문화와 감 수성은 앞 세대와는 다르다. 이것은 디지털 세대의 문학교육의 내용과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145) 문학에 있어서의 새로운 시도는 이제 시대적 감각에 맞추어 필연적인 요구 사 항이 되었다. 하이퍼텍스트 문학에 대한 실험은 문학의 상상력과 확장이라는 점 에서 그 의미는 충분하다. 이를 잘 활용하여 문학의 상상력과 확장을 위한 교육 적 수용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러한 수용은 구비문학의 활용으로도 생각해 볼만하다. 구비문학(口碑文學)의 현장성과 실시간성, 일회성, 즉각성 등은 구비 텍스트에 145) 손종호,『디지털시대의 문화교육』, 대학출판 제48호, 2002.7, pp.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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